Mar 10, 2012
checkinout님 LA콘서트 후기 번역
Stand Up Live LA콘서트 중, CNBLUE의 공연에 대한 나의 감상이다.
나는 2년이 넘도록 이 밴드의 팬이지만, 이번 LA콘서트 이전까지 직접 그들의 라이브 공연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 밴드를 온전한 의미로 칭찬하는 것을 일정부분 보류해왔다. 올라이브 무대야말로 퍼포머에 대한 진정한 시험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디지털 음악으로는 보컬과 연주적 결함을 스튜디오에서 보완하는 것이 너무나 쉽지만, 라이브 무대에서는 그들이 보여주는 것이 전부다.
이 콘서트에 거는 기대는 컸다. 이 밴드를 사랑하는 만큼 기대치도 높았다. 그런데, 내가 이 콘서트에서 얻은 모든 것들을 미리 예상하지는 못했다.
콘서트 도입부. 용화가 작곡한 CNBLUE의 인트로가 울려퍼지면서 노키아 극장 내는 기대감이 지붕을 뚫을 기세였다. '직감'과 함께 파티가 시작됐지만, 내 기대에는 조금 미치지 못했다.
퍼포먼스는 모든 것이 완벽했고, 그게 문제였다. CD를 듣는 것 같았다. 용화의 보컬은 처음부터 파워풀했지만 아마 관객이 아직 달아오르지 않았던 때문일까, 불꽃이 튀질 않았다. 이 젊은 밴드에게서 정제되지 않은 날것을 기대했던 나에겐 너무 꾸며진 모습이었다. 다행히도, 러브걸에 초반에 용화가 에로틱 댄스를 시작하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그는 완전히 심취해서, 돌출무대 맨 앞까지 나와 한번 더 눈을 감고, 입술을 깨물면서 관객들을 매혹시켰다. 더 말할 필요도 없이, 객석은 흥분의 도가니. 발랄한 느낌의 이 곡을 무척 좋아하는데, 용화가 다양한 보컬톤을 보여주며 완전히 빠져서 즐기는 모습은 모두가 전염될 만한 것이었다. 종현과 정신도 기타와 베이스로 그 발랄한 분위기에 완벽하게 동참했다.
다음 곡들: 저스트플리즈, 원타임, 겟어웨이, 웨어유어와 인마이헤드는 내 넋을 잃게 했다. 저스트플리즈로 시작하면서, 이들 네명은 순수히 음악만으로 중독성 강한 그물을 짰고 나는 거기에 걸려들었다. 타투에 접어들면서, 나는 음악이 나를 지배하도록 내버려두며 완전히 빠져들어버렸다. 용화의 열정적인 표정과, 종현의 불타는 기타 솔로, 정신의 헤드뱅잉과 민혁의 파워드러밍을 빼놓지 않고 지켜봐야 한다는 욕구가 꽤 강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뒤로는, 용화가 객석에서 본조비를 찾겠다는 오글오글한 시도와 몇가지 대화를 빼놓고 그다지 기억나는 것이 없다 (영어만 쓴 점에 대해서는 매우 칭찬하고 싶다. 발음이 완벽하지 않을지라도, 노력이 대단했다.) 내가 원했던 것은 오로지 그들의 음악을 더 듣는 것이었고, 인마이헤드가 끝나고 그 곡이 마지막 곡이라고 농담했을 때, 우리를 여기까지 데려와 놓고 떠나버린다는 것은 얼마나 잔인한 일인지, 라는 생각이 곧바로 뇌리에 떠올랐다.
씨엔블루의 패턴대로 마지막 곡이 정말로 마지막은 아니었고, 용화는 이때 외톨이야의 아카펠라 버전을 선보이면서 내가 가장 비호감으로 여기는 씨엔블루의 곡 (늘 촌스러운 느낌이었다)과 사랑에 빠지게 만들었다. 그가 관객들의 참여를 유도하면서 부른 강렬한 보컬은 공연장 내에 울려퍼졌다. 이 콘서트에서 가장 또렷이 기억나는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파워풀한 그의 목소리일 거다. (관객들을 환장하게 하려고 했던 것이 분명한) 마이크에 대고 속삭인다거나 거칠게 숨을 몰아쉴 때도 그의 목소리는 악기 소리를 뛰어넘어 전해져왔다.
마지막 곡은 러브였고, 회장 전체가 함께한 뒤 그들이 무대를 떠나자 나는 참지 못하고 욕을 내뱉었다. 안돼, 벌써 끝날 순 없어!!!
그들이 저스트플리즈부터 인마이헤드까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얼터너티브/락 피스를 공연했다는 점도 매우 기뻤지만, 내 기대를 완전히 뛰어넘은 것은 그들이 나로 하여금 무대 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신경도 쓰지 않을 만큼 완전히 음악에 심취하게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내가 콘서트를 간 가장 큰 이유중에 하나가 용화를 가까이서 보기 위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그를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일테니, 용화에게서 눈을 떼지 않을 거라고 장난삼아 트윗했던 적도 있는데 말이다. 나에겐 깜짝 놀랄만한 일이었다. 그들이 그만큼 나를 사로잡는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 내가 직접 보지 못한 것들을 복습할 수 있도록 팬들의 직캠이 많이 올라와 있어서 참 다행이다.
그들이 완벽했느냐고 묻는다면, 노, 연주적으로나 관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에 있어서 보완할 점은 있다. 그렇지만 그들의 퍼포먼스가 갖고 있는, 거의 간절함에 가까운 열정은 나를 완전히 사로잡았다. 하나의 곡에서 다음 곡으로 가는 과정은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보컬의 애드립이나 기타 코드 하나, 드럼 비트 하나가 다음 곡들로 하여금 그 전 곡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면서 그들의 음악을 살아숨쉬게 했다. 그저 세트리스트가 아니라, 하나의 예술 작품을 만들기 위해 충분히 고려해서 구성된 곡들의 조합이었다. 각 곡마다 조금씩 가미된 편곡으로 자연스러운 흐름이 만들어졌다. 이건 아마도 (저스트 플리즈부터 인마이헤드까지가) 그들의 자작곡인 덕분은 아닐까. 각 라이브 퍼포먼스마다 자신들의 곡들을 편곡하고 재구성할 창작자로서의 자격이 있고, 그들 음악의 근원 역시 스스로의 내면 깊은 곳에 있기 때문은 아닐까.
그들의 라이브를 직접 본 뒤에 강력한 확신을 갖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밴드는 뮤지션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창작 부분에 거의 개입하지 않고 주어진 것을 할 뿐이라는 정의에 따르면) 아이돌이 아니라는 거다. 나는, 내가 씨엔블루의 팬이라는 사실이 엄청나게 자랑스럽다.
공연 곡 목록:
(추가: CNBLUE의 자작곡을 표기했다. 이렇게 뛰어난 재능은 홍보해야 하기에.)
직감
Now or never
Love girl - 작사, 작곡 정용화
Just please - 작사, 작곡 정용화
One time - 작사, 작곡 정용화
tattoo - 작사, 작곡 정용화
Get away - 작곡 이종현
Where you are - 작사, 작곡 정용화
In my head - 작곡 정용화
외톨이야
Love
출처: soompi.com CNBLUE 공식 스레드, checkinout님.
번역해주신것 가져가도 될까요? ^^
ReplyDelete원본쓰신분에게도 양해 구해놨어요 ~
그러세요~
ReplyDelete쑴피쓰레드에서 보고 영문이라 한국팬들이 이런 좋은 리뷰를 모르고 지나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웠는데 번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글 쓰신 checkinout님의 씨엔블루에 대한 애정이 단어 하나 하나마다 느껴져서 감동이었구요... 검색하다 헤이님 포함 이런 멋진 씨엔블루 팬들이 많다는 걸 알게되어 기쁩니다. 리더 정용화나 씨엔블루 팬덤이 크지 않고 티를 내는 편도 아니라 조급한 마음도 들었는데... 오히려 지금의 작고 단단하고 애정 깊은 팬덤이 아티스트에겐 길게 봐서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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